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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잘해줄껄..영이야

남친동 2021. 7. 27. 13:00

 

좀 더 잘해줄껄..영이야

 

* 한 사람의 인간에게 결정적으로 정신의 타격을 주는 데는, 

반드시 운명이 무슨 대단한 준비를 하여, 

잔인하고 거친 힘을 가할 필요가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아무것도 아닌 미약한 원인에서 시작되어, 

파멸을 이루어 가는 데에 운명의 어찌 할 수 없는 독특한 창조력이 자극되는 것이다. 

우리는 그와 같은 최초의 보잘것 없는 접촉을 어리석은 우리 인간의 말로서 '계기'라고 부르며, 

그 조그마한 규모의 힘을 그 후에 일어나는 굉장히 크고 계획적인 힘과 비교하여, 놀라는 것이다. 

그러나 병이 나는 것이 결코 그것을 지각하였을 때에 시작되는 거라고 할 수 없는 거와 마찬가지로, 

인간의 운명도 또한 눈에 보이게 되고, 

확실한 사건으로 드러났을 때에 비로소 시작된다고는 할 수 없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항상 운명은 외부에서 인간의 영혼을 동요시키기 전에 

오래도록 내부에서 인간의 정신과 혈관 속에 잠복하여 지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자각(自覺)이란 벌써 자위(自衛)인 것이며, 대개의 경우에는 벌써 어쩔 수 없는 최후의 발악이 되는 것이다.

- 슈테판 쓰바이크 <마음의 파멸>

 

 

 

* 식민지 상태에서 독립할 무렵 인도에서 비슷한 논쟁이 벌어진 바 있다. 

당시 탈민족주의 입장에서 영어 공용화를 주장한 측은 타고르와 네루였으며, 

민족주의입장에서 이를 반대한 측은 간디였다. 

언어 문제에 관한 한 간디의 입장에 서고 싶지만, 

탈민족주의의 관점에서는 타고르와 네루를 지지하고 싶다. - 안찬수(도서출판 강 편집장)

 

 

* 슈바빙은 한마디로 청춘의 축제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희생도 적지 않게 바쳐지는, 

하나 젊은 목숨이 황금빛 술처럼 잔에 넘쳐흐르고 있는 꿈의 마을, 이것이 슈바빙이 아닐까?  

본질을 파악, 정의하는 것은 불가능하나 신선한 바닷바람 같은 자유의 냄새로 사람을 매혹하고 마는 곳 

- 학생 시절을 슈바빙에서 보내고 일생 동안 그 추억을 잊지 못한 토머스 울프가 

"뮌헨을 말하려거든 '뮌헨은 독일의 천국이다'라는 말을 빼놓지 말아라"라고 말한 것도 이런 뜻일 것이다. 

끝으로 온갖 것이 합리와 이성으로 처리되는 독일에 빌고 싶은 것은

 "슈바빙과 함께 보헴의 정신이여! 영원하라."

- 전혜린 <그리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뮌헨의 몽마르트르

 

* 그때, 데미안은 말했던 것이다. - 하기야, 우리는 하나의 신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섬기고 있지. 

하지만, 그 신은 멋대로 떼어낸 세계의 반 조각밖엔 나타내지 못하고 있어. 

(데미안이 말하는 '세계의 반 조각'이란, 나의 표현으로 하자면 공인되고 허용된 '밝은 세계'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세계 전체를 섬길 수 있어야 하는 거야. 

그러니, 악마이기도 한 신을 갖거나, 

그렇지 않으면 신의 예배와 아울러 악마에 대한 예배도 해야 하는 거야. 

- 그런데, 아브락서스는 신인 동시에 악마이기도 한 신이었던 것이다.

- 헤르만 헤세 <데미안> 제5장